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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하라 이근 도서출판 이와우

  • Julia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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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11 23:18:45

현재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에 대해, 효율과 민주주의의 구도로, 반지성주의와 신중세 신분 사회로 설명한 것이 매우 흥미롭다. 정치, 경제적으로 무기력증을 앓고 있는 전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지 논리적으로 공감하며 그들이 조금이라도 일어설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저자의 바램이 느껴진다. 저자의 연세가 정확히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시대가 변했고 이 변한 사회와 경제 현상에 대해 공감할 줄 알아서 놀랍다. (단순히 활자적으로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공감하는 것이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각 세대마다, 각 개인마다 그럴수 밖에 없는 이유를 가슴에 뭍고 각자의 인생의 무게를 감당해 왔고, 감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 느끼고 경험한 것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100% 이해할 수 없겠지만, 서로의 장점을 바탕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 사회에 함께 대응해 나갈 때 변화하는 세상에 더 잘 적응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새로운 '도발 세력'과 '도발 인간'과 '창조적인 개인'이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그들이 반지성주의 사회에서 벗어나 주도 세력이 되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도발해 나가기를 바란다.
도발하라 이근 도서출판 이와우
도발하라

저자 이근

출판 이와우

발매 2016.07.18.

상세보기

우리는 왜 시대를 역행하는가?

권위가 생기면 중간 과정이 다 생략되어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고 빨리 끝낼 수 있다. 경제학 용어로 말하자면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을 엄청나게 줄일 수 있다.

저자는 책의 초반부에서 권위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떤 일을 처리할 때, 권위있는 사람의 한 마디나 명령이 있으면 일이 얼마나 빨리 처리될 수 있는지에 대해 언급하며, 권위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효율'과 같은 선상에 있음을 암시한다.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지 않으면 이 권위에 대한 유혹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 그러한 권위가 있어야 일이 된다고 생각하는 많은 추종자도 생긴다. 이른바 '효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성과를 올리고자 하는 사람들, 최소의 시간으로 최대의 성과와 업적을 쌓고자 하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권위와, 이를 이용한 효율적인 일처리, 빨리빨리의 문화는 우리나라가 급격한 경제발전을 가능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의 한 부분이 되었다고 본다. 하지만, 권위주의로 인한 부정적인 측면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다.

그러나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자라난 부정부패와 획일성, 독재라는 정당성 없는 정치체제가 저항에 부딪히게 되었다. 권위주의 정부가 인정받지 못하게 되었다. 사회는 다시 광의의 거래비용을 줄이는 효율의 시대에서 거래비용이 늘어나는 민주의 시대로 옮겨갔다.

하지만 이러한 민주의 시대에서 늘어난 거래비용은 사람들에게 또 다른 측면에서 피곤과 짜증을 유발하게 된다. 사회참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데모가 끊이지 않았으나, 이러한 사람들 개개인의 이야기를 모두 수용하고 각각의 의견이 수렴하는 부분을 찾기 위한 논의와 과정을 거치는 동안 사람들은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명실상부 첫 번재 민주정부라고 할 수 있는 김영삼 정부에서 민주화에 대한 들뜸으로 5년을 보냈지만 'IMF 위기'를 겪으며, 통치의 비효율성에 대한 국민의 피로가 쌓여갔다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은 다시 '효율'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이다.

시대마다 사람들은 현재 정부에서 얻지 못하는 것들을 다음 정부에 기대하게 된다. 따라서, 효율에 대한 목이 마른 사람들은 권위로 인한 효율을 보여줄 수 있는 정부에 표를 주게 되었고, 이로 인한 경제 성장과 IMF의 상처를 아물게 해 줄 수 있는 정부를 기대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못 보게 되면서 다시 혼란에 빠지게 된 것이다.

저자는 이때까지의 대한민국 정치를 보면, 효율과 민주주의, 민주주의와 효율이 맞붙는 선거를 거치며 사람들이 세가지 부류로 나뉘게 되었다고 한다. 권위주의 세력, 민주절차를 중요시 여기는 세력, 그리고 부동세력.

대한민국은 민주화 이후 두 번의 진보정부를 겪은 후 거래비용을 최대한으로 줄여야 한다는 권위주의적인 세력과 거래비용이 조금 늘더라도 민주적인 절차로 다양한 이익을 조정하며 그것이 정의로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세력, 그리고 상황에 따라 한쪽에 힘을 실어 주는 부동층인 스윙 세력으로 나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40대는 금융위기 이후에 성인이 된 세대여서 고도성장의 풍부한 기회와 자유로운 계층이동을 실제로 체험해 보지 못한 세대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어떻게라도 취직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며 공부하고, 학원에 다니고, 스펙을 쌓고, 이력서를 보강하며 피나는 경쟁에 돌입한다. 무한경쟁의 세대다. 이들에게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로 시작하는 386 세대와 윗세대의 훈계는 '꼰대'들의 소리이고, 투쟁적 시위는 피곤하고 짜증 나는 일이다. 자신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정책이나 비전은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니들은 왜 그렇게 사냐'라는 핀잔만 하는 것이 불쾌하지 그지없다. 그러니 선거일과 같은 휴일에는 피곤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문제 해결에 별로 도움도 안 될 투표보다 더 낫다. 이들에게 '귀차니즘'으로 대표되는 짜증과 피곤함은 민주화와 금융위기 이후에 직접 경험한 거래비용의 증가일 뿐이다.
이는 진보인지 보수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지친 세대의 반응일 뿐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세개의 정치세력이 등장할 동안, 우리 사회가 반지성주의적으로 변했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이러한 권위주의 세력과 민주주의 세력이 싸움을 하는 동안 우리 사회가 이른바 '반지성주의 사회'로 퇴보해 왔다는 사실이다.

반지성주의 사회의 출현

반지성주의 사회는 '질문이 없는 사회'이고 '질문에 대한 답도 주지 않는 사회'다. 굳이 질문할 필요를 느끼지 않으며, 정교한 답을 주면 짜증이 나는 사회다.
의문을 제기하는 일은 사유하는 지적인 작업이지만 반지성주의 사회는 말 그대로 지적인 사유를 용납하지 않는다. 관례와 전통을 깨는 새로운 사고, 다른 사고를 용납하지 않는다. 오직 선한 우리 편과 악한 저편이 있을 뿐이다.

흑과 백의 논리, 흑은 악하고 백은 무조건 선하다는 기존 논리로 사회를 바라보고 행동하는 것이 바로 반지성주의다.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순간 유별난 사람으로 찍혀 매장당할 수 있고,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하지 않고 다른 것은 틀린 것으로 생각한다. 어떤 현상으로 인해 상식이 생기게 된 경우, 이후에는 이에 반하는 생각을 감히 하기 어려운 '전통'이 생긴다고 한다.

누가 내 명령을 듣지 않으면 공권력을 동원해 잡아가거나 고문해서 내 말을 듣게 하는 것을 하드파워라고 하고, 나의 권위를 인정받아 아무런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내 말을 듣게 하는 것을 소프트파워라고 한다. 하드파워가 주로 군사력과 경찰력과 같은 물리적인 힘을 의미한다면 소프트파워는 생각의 틀을 만들거나 (프레이밍) 아이디어와 이념, 감성의 힘을 통해 자기가 원하는 바를 얻어내는 힘을 일컫는다.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는 국제정치와 국내정치뿐만 아니라 회사와 집을 비롯한 구석구석에서 작동하고 있다.

반지성주의는 바로 이러한 전통, 즉 소프트파워와 깊게 연관이 있다. 이러한 소프트파워는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던, 부정적인 영향을 주던 매우 반지성주의적인 것이다. 저자는 민족을 예로 든다. 사람들은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복잡한 생각 없이 바로 열광하고, 목숨을 바치는 희생도 각오하고, 어떤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폭력도 서슴없이 행사하게 되기도 한다.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하고 대화해 보지도 못한 우리 민족의 누군가를 위하여 목숨을 바칠 각오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애국심이라는 소프트파워로 생기는 것이라고 한다.

반지성주의 소프트파워란 사유의 작업을 최소화시키는 작업을 의미한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하게 하는 힘, 생각을 힘들어지게 하는 힘, 비판을 받으면 즉각적으로 욱하고 올라오게 하는 힘, 즉흥적으로 따라오게 하는 힘,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힘 등이다.

요즘은 어떤 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과 충분한 논거들을 들며 토론하고 깊이 있게 책을 읽는 것보다, 짧고 자극적인 문구나 사진, 동영상 등을 보며 즉각적인 반응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저자의 말처럼 대중문화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세가 되면서 복잡하고 힘든 사고작용과 지적인 작업이 필요한 '생각하는 문화'가 쇠퇴하게 된 측면이 있다. 또한, SNS도 이러한 반지성주의 사회에 알게 모르게 기여한 부분이 매우 크다. 나의 경우 신문 기사보다도 SNS에 올라온 사람들의 의견과 글을 통해 사회 이슈에 대해 알게 되는데, 짧은 문구에 이러할 것이다 라는 개인의 의견이 들어간 경우 경우 반지성적으로 흡수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가 나중에 잘못된 사실이라는 것을 깨닫는 경우도 종종 있다.

저자가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 현상에 대해 반지성주의적인 것 말고 또 언급하는 것이 바로 '중세 신분 사회로의 회기'이다.


중세 신분 사회로의 회기

저자는 금융위기 이후 경제적으로 열린 사회에서 닫힌 사회로 변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한다.

임금이나 고용 면으로 볼 때, 금융위기 이후 취직하기가 엄청나게 어려워졌다. 취직은 해도 제대로 된 소득을 올리기 어렵다. 금수저, 흙수저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쓰이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저성장 시대가 신분 사회로 가는 것을 보여준다.
물런 금수저들이 모든 것을 거저먹는다는 말은 아니다. 요즘에는 금수저들도 노력하고 열심히 살고 능력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흙수저도 똑같이 노력하고 열심히 살고 능력 있어도 같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그래서 흙수저는 처음부터 노력 자체를 아예 포기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러한 현상 앞에서 점점 무기력해진다. 내가 중고등학교 때만 하더라도, 꿈과 희망에 대한 책과 강연들이 정말 많았던 것 같다. 그러한 강연과 책의 내용도 지금 생각해보면 매우 반지성주의적이다. 꿈을 갖고 노력하면 다 될 것이다 라는 프레임.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노오오오력을 해도 힘든 사회를 바라보면 귀차니즘과 무기력감을 갖게 된다. 그리고, 너무 아픈데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말하는 말에 반감을 갖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미래 세대는 창의성과 혁신성을 발휘하기보다는 안전한 공공부문과 대기업으로 몰리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이러한 곳에 들어가는 시험이 마치 예전 신분제 사회의 '과거제'와 같이 보이는 것이다.

나이 든 세대는 편 가르기, 권위주의, 감각적 문화 등 다양한 소프트파워를 이용해 사회 전체를 반지성주의 사회로 만들고 구패러다임과 신분 사회를 계속해서 사수하려고 한다.
반면 젊은 세대는 새로운 기술적 흐름에는 밝지만 정치는 반지성주의적으로 보고 참여한다. 조직에 들어가면 역시 반지성주의적인 조직문화와 권위주의적인 문화로 길들여진다.
경쟁력을 잃은 주도 세력은 반지성주의라는 소프트파워를 통하여 종교적 권위로 기득권을 기키려는 중세 귀족들과 같이 구체제를 지키려 하고, 미래 세대는 그저 '가만히 있기만'한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과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들 밑에서 눈치 보면서 사는 괴로운 시대가 정말 충격적으로 다가올지 모른다.

창의적이고 혁신성을 발휘해야 할 미래 세대가 현재 한국의 상황, 반지성주의적인 소트프파워로 인해 무기력한 상황이 계속될 경우 다가오는 혁신 사회, 4차 산업 혁명 사회에서 한국이 뒤쳐질 수밖에 없다. 미래 세대에 힘을 실어 주고,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고 한다. 앞으로 우리가 만날 세상은 지금껏 우리가 살아온 세상과 완전히 다른 세계이며, 그러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구세대의 패러다임과 방식으로는 절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도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반지성주의에서 탈피해 사고하고, 비판하고, 창조하는 도발 세력들에 의해, 보수도 진보도 아닌, 그 어떤 양 극단이 아닌 제 3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


우리가 만나야 할 세상

현재 대한민국은 사회구성에서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는 최대의 불일치(mismatch)를 목도하고 있따. 현재 정치와 경제를 이끌고 가는 세대가 끌려다니는 세대보다 변화하는 세상을 좇아가고 리드해 나갈 능력이 없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아무리 정권 교체를 해도 변하지 않는 구조를 청년 세력이 주도할 수 있는 구조로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 책을 썼다. 아날로그 시대에서 본격적인 디지털 시대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세대교체가 빨리 이루어져야 우리는 신중세 신분 사회를 극복하고 미래를 주도하게 될 것이다.
4차 산업 혁명은 '디지털 인간'의 시대를 만들 것이다. (중략) 그러니 아날로그 세대가 설 자리는 거의 없다. 이런 흐름에서 볼 때 앞으로의 경제는 초유연 공유 경제로 가게 될 것이고, 이 공유 경제에서는 디지털 세대인 청년 세대외 미래 세대가 주역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과 같이 사회가 반지성주의적으로 흐르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문제만 남겨 놓고 사회와 인간은 해체될 것이다. 그래서 반지성주의는 어찌 보면 인류의 미래에 대한 위협 그 자체가 될 수 있다. 사고하지 않는, 창조하지 않는, 질문하지 않는 인간은 고도의 지능과 힘을 가진 로봇을 이길 수 없다.
새로운 시대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 새로운 시대에 대한 사회과학적인 설계, 새로운 시대에 대한 공감의 문제,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아날로그적인 직업 등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질문하고, 의심하고, 사고하고, 도발하는 힘이 그 기초다.

도발하라 : 정권 교체의 시대에서 구조 교체의 시대로

반지성주의는 현재 그 기능과 효력이 한계에 온 대한민국의 사회경제구조를 사람들의 눈에서 가리고, 봐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도록 무기력하게 만드는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그 올드 패러다임이 최고라고 믿고 열광하게 만든다. 반지성주의는 사람들의 지적 사고를 방해하고,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면서 개개인의 지적 퇴보를 만들고, 창의성을 잃게 만들고 있다.
첫 번째는 반지성주의에서 탈피해 사고하고, 비판하고, 창조하는 '지성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 지성의 힘을 발휘해 정권 교체가 아닌 '구조 교체'와 '세력 교체'를 이루는 것이다.
4차 산업 혁명과 같은 미래의 흐름을 끌고 나갈 인재들은 태생적으로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익숙한 '도발적'이고 창조적인 인재들이지, 위로부터 관리되고 매뉴얼에 맞추어 기왕에 하던 일을 안전하게 잘하는 로봇과 같은 인재들이 아니다. 로봇 같은 인재들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곧 등장할 실제 로봇에 의해 대부분 교체될 수밖에 없다.
도발하라 이근 도서출판 이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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