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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의눈이헌재가 조선일보에서 文비판 작심발언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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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11 04:53:09

https://www.youtube.com/watch?v=bk078w-PkwI&t=460s


조선일보 김홍수(경제부장)가 딱 이 시점에서 이헌재(1944- )전 부총리를 인터뷰한 것은, 지난 달 26일 한국경제 경제부장인 정종태가 쓴 데스크칼럼에서 영감을 얻었기 때문이 아닌가 짐작을 해봅니다.

정부장은 사석에서 이헌재 전 부총리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소득주도 성장정책 방향을 놓고 청와대 참모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데 뭐라고 조언해주시고 싶으신지요?" 이헌재 전부총리의 대답은 "가급적 대들지 말라고 해요."였다고 합니다. 이유는 이렇게 덧붙였죠. "그만두면 3년은 갈 곳도 없잖아요." 이 말의 의미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니 소용없을 거라는 뜻이라고 정부장은 해석하고 있습니다.

편집의눈이헌재가 조선일보에서 文비판 작심발언한 까닭



정부장은 이헌재의 두 가지 멘트를 더 소개하고 있습니다. 정부장은 이 발언을 들은 시점이 지난 5월이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1)"노무현 정부 때 중장기 개혁방향이 집약된 2030플랜을 만든 청와대 행정관들이 지금 청와대 수석과 비서관으로 들어가 있어요. 이들은 노무현 정부 때 본인들의 개혁이 나같은 관료들의 개입 때문에 실패했다는 생각이 매우 강합니다. 실패를 되풀이하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어요. 위기에 몰릴수록 결집력이 강합니다. 관료한테 절대 주도권을 안놓을 거예요."
(2)"장담컨대 이 정부가 정책을 수정하지 않으면 올해말이나 내년에 경제적으로 아주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것입니다. 성장과 고용의 괴리현상이 나타나면 끝장입니다. 돈 몇 푼 푼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이 칼럼을 본 조선일보는 즉시 '촉수'가 발동했을 것입니다. 그게 오늘 1면과 3면에 대서특필한 이헌재 인터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헌재는 대한민국 경제공무원의 근간(根幹)이라 부를 수 있는 인물입니다. 해방 직전인 1944년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난 그는 해방 이후 귀국해, 경기고 서울법대를 졸업했습니다. 박정희시절 재무부 관료로 청와대 경제비서실을 거치며 승승장구했고 사채동결, 석유파동 사태 해결을 주도합니다. 이후 70년대 도깨비같은 기업 율산의 부도에 휘말려 공직에서 하차했죠. 이후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와 대우그룹 등 민간에서 일을 하다가, 1997년 15대 대선에서 이회창후보의 경제특보가 됩니다. 이후 경쟁자였던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자 선거 1주일만에 1997년 외환위기 비대위 기획단장으로 발탁됩니다. 이후 금감위 초대 위원장, 재경부 장관을 맡았죠. 노무현 정부 때도 부총리를 맡았습니다. 이후 2012년 대선 땐 안철수 캠프로 가서 '경제멘토' 역할을 했습니다.

이 신문의 '눈'으로 보자면, 보수와 진보에 상관없이, 경제관료로서의 나름의 소신과 결단을 보여준 그의 길은, 지금 문재인 정부에게 '가감없는 코치'를 할 수 있는 적격자로 느껴졌을 것입니다.

김홍수부장은 노련한 '뉴스 요리사'답게, 이헌재 인터뷰의 가치를 슬쩍 돋웁니다.

편집의눈이헌재가 조선일보에서 文비판 작심발언한 까닭



"이헌재 전 부총리는 인터뷰 요청에 잘 응하지 않는다. 경제 현안에 대해 논평하다 보면 후배들(경제관료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 전 부총리가 본지 인터뷰 요청에 응한 것도 의외였는데, 발언 수위에 또 한번 놀랐다." 이렇게 분위기를 잡습니다.

이헌재 인터뷰는, 대개 다섯 가지의 포인트로 짚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퍼붓는 직격탄 4가지와, 촛불을 재규정하는 신성불가침을 침범하는 담론 1가지.

(1)확신범론

"현 정권이 일종의 자기 당위성 함정에 빠졌다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걸 지켜야 하는 강박관념 탓에 여유가 없어진 겁니다. 밀리면 죽는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좀 더 나가면 확신범이 되는 거죠."
그는, 중국 공산당 런비스(任弼時)의 '현실이 진실이다'라는 말을 꺼내며 이렇게 덧붙입니다. "현실을 보지 않고 팩트를 인정 안하면 국가나 사회가 큰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대원군의 쇄국정책을 보세요. 나름대로는 최선이라고 선택한 건데 결국 나라에 어마어마한 피해를 안겨줬죠."
이 말 한 마디로, 문재인은 대원군처럼 현실을 못 읽는 정치가가 된 듯 합니다.

(2)내분론

"내부에서 혼란이 일어나서 한발짝도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입니다. 한쪽에서는 혁신성장, 규제개혁을 해야겠다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걸 두고 후퇴라고 합니다. 자유한국당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핑계를 대지만 실은 같은 편의 싸움입니다. 동지끼리 벌이는 싸움이 가장 무섭죠."

(3)인재 폐쇄론

"시민단체 출신 중심으로 인재풀을 스스로 좁히고 있습니다. 시민단체에 있었던 사람들의 강점은 뭐가 문제인지 잘 찾아낸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건 미시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죠, 국가를 이끌 지도자라면 거기서 한 걸음 더 나가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지금 그 지점에서 멈춰 있습니다."

(4)실업대란론

"수출 경쟁력이 어디에 있습니까. 제조업이죠. 제조업 경쟁력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지 누구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당시 1년여 전부터 부실기업, 부실채권 많다, 금융기관에 문제 생길 거다 하는 경고가 있었지만 펀더멘털이 좋다면서 무시했죠. 결국 갈데까지 가서 터졌습니다. 외환위기 때는 마침 팽창을 시작한 중국경제에 올라타는 게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출구가 다 막혔습니다. 원자력 산업마저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이대로라면 우리는 엄혹한 시기를 각오해야 합니다. 아마도 실업대란 형태로 위기를 맞게될 것입니다."

(5)촛불 중산층론

여기에 이헌재는 한국보수의 복원력에 대한 신뢰를 표명하면서, 이런 말을 합니다. "촛불을 진보세력이 일으켰다고 하지만, 나는 중산층이 일으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입시부정과 특혜의혹이 제기되면서 중산층의 절망감이 커졌습니다. 일할 능력도 있고 의지도 있는데 기회가 없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느꼈던 현실 괴리감을 건드린 거죠. 개혁은 자기 명분에 매몰되기 때문에 개혁세력에 의해 부서집니다."

이헌재 전 부총리가 조선일보의 인터뷰에 기꺼이 응한 것은, 이 신문이 원하는 '말'을 정확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박정희정부 뿐 아니라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에서 일했던 다채로운 '이력'으로 얻은, 정치적 투명성을 무기로, 이 정부에게 나름의 도끼상소를 하고 싶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멘트는 자신이 '보수'라는 위치에서 진보정부를 향해 발언하고 있음을 천명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촛불이 진보세력의 전유물이 아니라, 건전한 보수의 기반이기도 하다는 저 말. 요즘 철학적으로 빈한해진 조선일보나 보수정파에게 '힐링용 선물'이 아닐 수 없겠군요.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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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섬 이상국의 '편집의눈'-조선일보 이헌재인터뷰 놀라운 5대포인트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경제관료로서 중요 정책에 관여한 이헌재 전 부총리가,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작심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문재인경제정책이 혼선을 겪는듯한 시점에서 나온 그의 경고는 만만치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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