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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직캠인터뷰]13시즌 롯데바라기, 서울아재 조지훈 응원단장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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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5-29 06:20:19


부산 사직구장.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대 야외 노래방이다.

2만5000명 관중들의 떼창은 해외 여행전문지에 소개될 정도로 유명해졌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부산 여행을 소개하는 글에 당신이 야구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열광적인 팬들을 보고 싶다면 티켓을 사라고 소개할 정도다. 롯데 자이언츠와 팬들이 만들어낸 자랑스런 문화다.

이런 롯데의 응원 문화는 조지훈 응원단장(39)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지난 2006년 처음으로 사직구장 응원단상에 오른 조 단장은 13시즌째인 현재까지 롯데와 호흡하고 있다.

▶팬 핀잔에 화장실 숨던 서울 청년, 이젠 롯데 아재

“제가 말주변이 없어서…. 좋은 인터뷰가 나올까요.“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내뿜던 응원단상 위 모습과 딴판이었다.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특유의 인사로 시작해 쉴새없이 응원을 이끌던 조 단장의 수줍은 모습이었다.

롯데는 조 단장의 세 번째 팀이다. 수원대를 졸업한 직후인 지난 2001년 한화 이글스 응원단장을 맡은 게 야구와의 첫 만남이었다. 2002~2003년 KIA 타이거즈 응원단장으로 일하다가 군에 입대하면서 응원단장 1기는 3시즌 만에 막을 내렸다. 군에서 제대해 2006년 롯데 응원단장이 됐다. 학비를 벌기 위한 아르바이트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팬들이 가만 놔두지 않았다. 서울 출신인 그를 두고 무신 스울 아가 롯데 응원을 한다 카노?라는 핀잔은 그나마 양반이었다.

조 단장은 “많이 혼났다.(웃음) 공격을 마치고 수비가 진행될 때는 응원단상 밑에 앉아 쉬는데, 팬들이 한 분씩 와서 응원 이렇게 해야 된다, 부산갈매기는 언제 부를거냐고 물으셨다“며 “배우는 점도 많았지만, 팀이 지고 있을 때 파도타기 응원 하자, 왜 내가 좋아하는 응원가는 안부르냐고 핀잔줄 땐 식은땀이 났다. 그래서 한동안 수비 때는 화장실에 숨어있다가 나갈 때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어린 나이에 타지에 와서 일을 하다보니 모든 게 낮설었다. 지역 정서나 사투리 적응도 힘들었다“면서도 “지금은 롯데 아재가 다 됐다.(웃음) 롯데 없는 삶은 상상이 안된다“고 미소를 지었다.

▶아내-부모님 아파도 롯데, 팬들이 치유제

응원단장의 생명은 흥이다. 지고 있을 땐 분위기를 띄워야 하고, 이기고 있으면 말그대로 미쳐야 한다. 9회까지 나를 잊어야 한다. 아프거나 슬퍼도 웃어야 하고, 제각각인 팬들을 하나로 끌어모아야 한다. 춥고 더울 때도 그의 자리는 항상 응원단상이다.

롯데는 올 시즌 개막전부터 7연패에 빠졌다. 분위기를 타야 사는 응원단장에겐 초반부터 고역일 수밖에 없는 상황. 조 단장은 “올 시즌 초반에는 성적보다 추운 날씨와 미세먼지 탓에 목관리가 상당히 힘들었다“고 재치있게 받아쳤다.

물론 그도 힘들 때가 많았다. 조 단장은 “아내나 부모님이 아플 때도 응원단상에 오른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내색하지 않고 더 열심히 응원을 하는데도 티가 났는지, 오랜 기간 경기장을 찾아 안면이 있는 몇몇 팬들은 내 얼굴만 봐도 아는 듯 하다“며 “그 분들이 무슨일 있나, 힘내라는 메시지를 줄 때마다 정말 많은 힘을 받는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롯데가 가을야구를 맛본 뒤 오래 전 야구장에 발길을 끊었던 팬들이 찾아와 만날 때마다 동네 친구를 만난 것처럼 기쁘다“고 했다.

조 단장은 “응원을 이끄는게 즐거운 일이긴 하지만 힘들 때도 많다. 하지만 준비한 응원에 호응하고 따라주는 팬들이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와주시는 구단 관계자들로부터 힘을 받아 여기까지 왔다“며 함께 하는 사람이 최고의 치유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에서 이루고픈 꿈 한국시리즈 응원

롯데 팬들은 조 단장 없는 사직구장 응원은 상상이 안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세월을 거스를 수 없는 법. 청춘을 사직구장에 쏟은 조 단장은 불혹을 앞두고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은 눈치다. 롯데와 팬들을 위한 고민이다.

조 단장은 “가끔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볼 때가 있다. (계속 롯데 응원단장을 맡는게) 내 욕심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팬, 구단에서 건강하게 오래 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책임감이 더 커진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처럼 마무리를 한다면 좋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10개 구단 응원은 팀 성적과 마찬가지로 경쟁이 된 지 오래다. 최고의 응원단장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를 향한 유혹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랜 경력을 쌓은 조 단장이 하는 미래를 향한 고민은 그런 것들이 아닐까. 이에 대해 조 단장은 “롯데를 떠나 다른 팀으로 갈 생각은 없다. 마무리는 무조건 롯데에서 한다. 다른 구단에서 다른 팬들과 응원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했다.

조 단장은 “혈혈단신 내려온 부산에서 청춘을 보냈고, 인생의 반려자도 만났다. 아마 부산, 롯데가 아니었으면 이뤄지지 않았을 일들“이라고 했다. 삶의 추억이 담긴 사직구장에서 조 단장은 마지막 꿈을 꾸고 있다.

“가을야구가 끝난 뒤 허탈함과 아쉬움에 눈믈을 흘릴 때도 있었다. 이제는 한국시리즈 우승 응원을 하고 눈물을 흘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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