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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쾌적한 실내공간을 만들다 교통수단과 에어컨

  • 한국교통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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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13 16:57:52

선박, 항공기, 기차, 자동차 등 모든 교통수단의 실내공간은 안전을 위해 외부와 차단되어 있다. 이런 밀폐된 공간에서 승객들이 장시간 머물 수 있는 것은 실내공기를 쾌적하게 유지시키는 공조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히 에어컨은 무더운 지역에서 운행할 때 반드시 필요한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에어컨은 언제 발명되었으며, 떻게 교통수단에 적용되었을까?

얼음에서 냉기를 얻다

에어컨은 인공적인 냉기로 주변의 온도를 낮추는 기계다. 냉기를 만들어 낼 수 없었던 시절, 사람들은 자연 상태의 얼음을 활용했다. 1805년 미국의 사업가 프레드릭 튜더는 보스턴 호수의 얼음 덩어리를 무더운 서인도제도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의 얼음 무역 사업은 처음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얼음 운송 및 보관 방법의 노하우가 쌓이면서 점차 흑자로 돌아섰다. 19세기 중반부터 얼음 무역이 활성화되면서 인도나 브라질 같은 무더운 지역에서도 얼음을 이용할 수 있었다. 얼음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무엇보다 음식물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게 되면서 보다 먼 곳까지 고기나 생선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식품 운송을 위한 냉장차와 냉장선도 등장했다. 1878년 구스타부스 프랭클린 스위프트는 기술자를 고용해 첨단 냉장차를 만들었다. 냉동차 위쪽에는 얼음을 채운 통이 있었고, 그 아래 소고기가 놓였다. 정류장에서 얼음만 바꿔주면 먼 거리까지 이동하는 동안 소고기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얼음을 활용한 냉장 기술은 소고기 수출을 활성화시켰고, 이는 미국 축산업의 지형도를 바꾸었다.

인공제빙의 시작과 냉장고

얼음 무역은 과학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마침내 인공제빙 기술로 이어졌다. 미국 플로리다의 존 고리라는 의사는 말라리아 환자들의 열을 낮추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병원 천장에 얼음덩어리를 매달아 두었다. 이 방법은 환자들의 열을 식히는 데 큰 효과가 있었지만 태풍이 찾아오기라도 하면 얼음을 제때 공급받기가 어려웠다. 환자들의 안정적인 치료를 위해 존 고리는 자신이 직접 얼음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공기의 부피나 압력에 변화를 주면 온도 역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사람들의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존 고리가 생각한 방법은 펌프로 공기를 압축해서 얻은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으로, 압축된 공기가 물로 식힌 관을 지나갈때 주변 공기의 열을 빼앗는 원리였다. 그의 제빙기는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인공 제빙에 대한 연구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면서 냉동 설비는 점차 얼음 무역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계의 크기가 점차 줄어들면서 일반 가정에서도 누구나 냉장고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에어컨을 발명한 캐리어

냉장고와 에어컨은 기술적 뿌리가 같다. 냉장고가 얼음을 만들고 식료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개발되었다면, 에어컨은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만들어졌다. 윌리스 캐리어는 젊은 시절 인쇄공장에서 일하면서 습한 여름에 잉크가 번지는 것을 막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그의 기계는 공간의 습기를 제거하는 것은 물론 온도까지 낮춰주었고, 인쇄소 직원들은 시원한 인쇄기 옆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캐리어는 실내 공간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계장치를 설계하기 시작했고, 수년 후 본격적인 사업을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 오늘날 에어컨제조기업으로 유명한 ‘캐리어’였다. 캐리어가 에어컨을 알리기 위해 선택한 장소는 영화관이었다. 당시 여름에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밀집된 공간에서 2시간 이상 무더위를 견뎌야 했다. 에어컨은 이런 영화관을 쾌적한 공간으로 만들었고, 여름철 블록버스터를 가능하게 했다. 초기 에어컨은 부피가 크고 가격이 비쌌기 때문에 영화관, 백화점, 호텔 등 공공시설물에서만 사용되었다. 하지만 1940년대 말부터 가정용 에어컨이 보급되기 시작했고,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지역도 그만큼 넓어졌다.

자동차 에어컨의 적용과 확대
보다 쾌적한 실내공간을 만들다 교통수단과 에어컨
기술이 발전하면서 에어컨은 여러 교통수단에도 도입되었다. 에어컨은 1936년 항공기에 설치됐고, 1939년에는 자동차에 처음으로 적용되었다. 초기의 자동차는 탑승자가 외부로 개방된 오픈형이었으나 안전을 위해 점차 폐쇄형으로 진화하면서 차량용 에어컨의 필요성도 함께 증가하였다. 이에 1940년대 초반부터 자동차 에어컨이 보급되었으나 가격이 비싸고 기술적인 문제점이 많아 널리 사용되지는 못하였다. 당시에는 압축기와 모터의 크기가 컸기 때문에 자동차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았고, 일부 고급 차량에 옵션으로 제공될 뿐이었다. 하지만 1950년대에 이르러 600달러 수준의 실용적인 에어컨 시스템이 등장하였으며, 1960년대 미국 내에 소형차 보급이 증가하면서 차량용 에어컨의 수요도 크게 늘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에어컨은 자동차의 필수장비가 되었다. 덥고 습한 날씨에도 쾌적한 운전이 가능했고, 장시간 동안 더 먼 거리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또한 더위로 인한 운전자의 피로도를 낮추면서 안전운전에도 일정 부분 기여하였다. 영국의 한 방송사에서는 20세기 위대한 자동차 발명부품 1위로 에어컨을 꼽기도 했다. 그만큼 에어컨은 자동차의 활용범위를 획기적으로 확장시켰다. 자동차 에어컨의 기본적인 구조는 가정용 에어컨과 비슷하지만 작동 방식에서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자동차 에어컨에는 실외기 대신 엔진 라디에이터 쪽에 에어컨 콘덴서가 있으며 냉각팬이 이것을 식혀준다. 또한 컴프레서를 전기가 아닌 엔진의 동력을 사용하여 작동시킨다. 초창기의 자동차 에어컨은 수동으로 운전 중에 사람이 일일이 조작해야 했지만 지금은 실내온도를 감지해서 자동으로 적당한 온도를 조절한다. 또한 공조장치에 히터기능까지 결합되어 언제나 적당한 실내온도를 유지시켜 준다. 만약 에어컨이 없다면 여름철 운전은 그야말로 고행의 시간이 될 것이다. 우리가 사계절 언제나 즐겁게 이동할 수 있는 것은 에어컨과 같은 혁신적인 발명품이 각 교통수단에 녹아 있기때문일 것이다.

글 : 이상우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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